양생(養生)과 수양(修養) 한의학

太少陰陽之臟局短長 陰陽之變化也
태소음양의 장부 형국의 다름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이 타고나는) 하늘의 변화다

天稟之已定 固無可論
하늘로부터 받아 이미 정해진 것은 본디 가히 논할 것이 없는 것인데

天稟之已定之外 又有短長而 不全其天稟者則 '人事之修不修'而 命之傾也 不可不愼
하늘로부터 받아 이미 정해진 것은 논외로 하고
하늘로부터 받은 그것을 또한 온전치 못하게 하는 것은 곧 '인간관계에서의 수양'을 하지 않는 것으로 생명을 경각에 이르게 하니 반드시 신중히 새겨야 한다.

'동의수세보원' <四端論> 중에서

養生은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생명을 기르는 것인데, 생명을 기른다는 것은 과거에는 기후환경의 영향이 무엇보다 컸다. 즉, 자연환경에 순응해서 씨를 심고 싹이 나고 꽃을 피우고 다시 씨를 전해주는 것이 곧 양생이 의미하는 바였다. 도가의 기공체조, 소승불교의 절수련, 인도의 요가 등이 모두 양생법의 일종인데 공통점은 자연의 흐름에 대한 관찰에서 인간의 육신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만든 것이라는 점이다.

반면 修養은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갈고닦아 기른다는 것인데, 그 대상은 곧 마음이다. 마음을 갈고 닦아 길러 흔들림 없게 기른다는 것으로 주로 인간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갈등양상에 대한 대처와 관련이 있다.

한의학의 근간이 음양오행이라거나 동양사상의 근본이 음양오행이라고 하는 말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그런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은 개구리가 올챙이적 시절을 부인하는 것과 마찬가진 것이, 과거 음양오행이 성행하던 시기는 자연환경이 인간의 생존에 더 중요한 요소였다면 후대에는 자연환경보다 인간관계가 인간의 생존에 더 중요한 요소로 바뀐 영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고전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못 꼽아가 정답일 것 같고, 둘만 꼽으라고 한다면 내경과 상한론일 것이고 더 꼽아봐라고 한다면 나름 동의수세보원을 꼽을 것 같다.

내경은 뜬구름 잡는 얘기도 많이 있는 일종의 지침서인데, 핵심은 천인상응. 즉, As above so below, 사람은 이 하늘과 땅 사이에서 발 딛고 살기 때문에 하늘과 땅의 규율을 잘 관찰하고 순응하면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라는 것을 여러 방면에서 서술한다.

상한론은 인간의 병적 상태에 대한 고찰과 그에 대한 용약법을 단순명료 간단하게 기록해 놓은 책이다. 좀 오버하면 동의보감을 비롯한 수 많은 의서들이 이 책의 치료법을 파생시키고 추가시키고 보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들 둘은 지침서와 임상서라는 차이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자연환경에 대한 인간의 반응과 적응이라는 생태적 관점으로 편제가 이루어져 있다. 부적응즉 생병, 곧 자연환경의 변화에 대해 인간이 적응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정기의 실함과 허함을 나누고 잘 적응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시키는 것을 건강하게 하는 핵심으로 보았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환경을 어느 정도 통제하면서 나타나는 병태 양상이 누적되기 시작했다. 인간의 심리상태, 인간의 생활 환경 내에서의 정서적 변화와 관련있어 보이는 병태 양상이 누적되었고, 이에 대한 분분한 해석들이 쌓였는데 이런 누적물들을 나름 통합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 이제마의 동의수세보원이다.

이제마의 논술은 철저하게 인간 중심적이고 심리와 육체의 상합의 관점을 강조한다. 결국 자연환경에 순응하여 생명을 기르는 양생법보다는 세상사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수양법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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