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열대사와 물, 음양 한의학

인체 열대사의 핵심은 물(H2O)이라는 음기와 영양(당)이라는 양기다.

인체의 체온 상승은 이화 작용의 결과물이다. 활동도를 높여야 되는 상황, 즉 음식을 먹고 평활근 운동을 증가시켜 소화를 시키거나 소화 효소를 분비시켜야 되는 상황, 골격근을 움직여 먹을 것을 획득하거나 위험 요소로부터 회피해야하는 상황, 이물질이라고 인식되는 무언가가 몸 안에서 발견되어 각종 혈구를 비롯한 대사 물질이 작용해야 되는 상황 등이 되면 세포의 대사가 증가하고 그 결과 이화 과정의 산물에서 열이 발생한다.

과다한 체온의 상승은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들이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오랜 환경에서 벗어난 것이기 때문에 정상 체온 범위를 유지하기 위해 인체는 동시에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한 활동을 시작한다. 그런데, 그 체온을 떨어뜨리는 일은 모두 체액을 몸 밖으로 버리는 과정을 통해 일어난다. 즉, 땀, 소변, 대변 등이 그 첫째고, 이 과정이 원활치 않으면 구토, 코피, 대소변 출혈, 안구 출혈 또는 피하 출혈 등의 비정삭적 방법까지 동원하는 것이 둘째다. 첫째 방법이 물을 배출하는 방법이라면 둘째 방법은 물을 못 버리니 더운 피 자체를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동적 평형 상태를 조금 낮게 또는 조금 높게 유지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낮춰야 하는 경우는 우선 영양이 부족한 경우와 끝없는 발열상태, 즉 장기간의 추위에 노출되는 상황이다. 세포들이 대사에 필요한 원료가 부족하거나 해도해도 끝이 없는 상태가 되면 체온조절 중추에 전령을 보내고 그 신호를 받은 체온조절 중추는 평형 체온을 낮게 세팅해서 대사량을 낮추게 만든다.
반대로 세포들이 평균적인 일상 상황보다 더 많은 일을 할 필요가 있을 때는 마찬가지로 중추에 전령을 보내 지금은 일단 저장해 놓은 에너지를 꺼내서라도 일을 해야겠다는 신호를 보내면 중추는 평형 체온을 조금 높게 세팅해서 대사량을 높이게 만든다. 모두 뇌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몸 각 부위의 세포가 원하는 바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 체온조절 중추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시상하부이고, 평형 체온을 높이는 전령은 prostaglandin이다. 시상하부는 prostaglandin의 농도가 높아지면 평형 체온을 높게 세팅하고, 이를 통해 인체로 하여금 평소에 비해 과다한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 상황임을 인지시킨다.
시상하부는 뇌하수체를 통해 갑상선으로 하여금 갑상선 호르몬을 더 유리하게 만들고, 혈중의 갑상선 호르몬은 세포들이 해당과정을 마구마구 벌어지게 할만큼 충분히 세포 속으로 이동한다. 혈중의 당분은 세포 속으로 빨려 들어가 크렙스 싸이클에 마구 투하되고, 세포외 수분 역시 세포 속으로 들어가 크렙스 싸이클에 동원된다.

그럼 인체의 평형 체온이 36.5도 정도라고 했을 때 열을 내고 체온을 떨어뜨리면 그냥 평형 체온을 36.5도로 고정시켜 놓으면 되지 굳이 시상하부가 평형 체온을 올릴 필요는 어디에서 생기나? 그것은 바로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한 물의 배출과 에너지 소비 과정에 필요한 물의 사용 사이의 우선권 싸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아주 충분한 물이 있다면 모든 인체의 평형 체온을 36.5도로 고정시켜도 별 무리가 없다. 시상하부에 굳이 평형체온을 높여달라는 신호를 보낼 필요 없이 세포들은 크렙스 싸이클에 물을 마구 끌어다 쓸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은 다시 충분한 물을 배설하면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몸의 물은 모든 개체마다, 상황마다 양이 다르다. 따라서, 비상 시국에 세포들은 지금은 우리가 물을 우선적으로 쓰겠다라는 신호를 시상하부에 보내고 그에 대해 시상하부는 인체 전반에 지금은 물을 에너지 생산의 재료로 더 쓰게 하자, 즉 에너지 소비에 우선상황의 계엄령을 내려, 평형 온도를 높게 세팅하는 것이다.
따라서,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세포들의 요구에 따라 생산의 재료로 물을 더 쓰게 해주면 체온을 떨어뜨리기 어려워져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비정상적 체온 저하 기전을 동원하게 되고, 그도 안 되면 신경계의 이상 활동이 나타나기 때문에 수액 주사를 맞을 필요가 생기게 된다.
반대로, 물이 풍부한 상황에서는 굳이 시상하부에 요구를 하지 않아도 세포들이 마음 놓고 대사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체온이 별로 올라가지 않고도 땀, 또는 소변의 배출, 그리고 뜬금 없는 묽은 변 정도를 보면서 이상상태를 조용히 극복한다.

바로 위의 상황이 체질의 차이와 감기나 질병에 대한 몸의 대응의 차이를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물이 부족한 사람들은 과도한 수준의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세포의 대사량이 높아져야만 되는 상황이 되었을 때, 시상하부에 물 사용권을 요구하고 이는 평형 체온을 높게 설정시키고 싸운다. 반면, 물이 충분한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 굳이 물 사용권을 요구하지 않고 그냥 있는 주변의 물을 퍼써서 해결을 해버린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은 감기에 걸렸는지도 잘 모르고 넘어가거나 하루 밤 열 좀 내고 나면 끝난다.

그러면, 해열제는? 해열제로 쓰이는 대표적인 pill 종류 세 가지는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아세트아미노펜 계통이라고 볼 수 있다. 각자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인 공통점은 COX 효소의 활동을 방해하는 것이다. COX 효소는 아라키돈산이라는 지방산을 prostagladin으로 전환시키는 일을 하는데 이 과정을 차단해서 prostaglandin의 생성을 막아 체온을 높이는 일 자체를 막아버린다.
prostaglandin은 흔히 염증 전구물질이라고도 불리는데, 염증 반응이 일어나기에 앞서 필요한 물질이기 때문에 그렇다. 해열제나 진통제로 쓰이는 위 세 가지 약물은 모두 COX 효소의 활동 방해, 즉, 물 사용권을 요구하는 일을 중간에서 막아버려 전쟁 자체를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전쟁을 못하니 염증 반응도 없고, 염증 반응이 없으니 괴로움이 적다.
문제는 위의 염증 반응을 가볍게 겪고 넘어가거나 겪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하고 넘어가게 해야 하는데, 위의 약물들은 염증 반응 자체를 일으킬 동력을 끊어버린다는 것이다.

소아가 성인에 비해 감기에 걸렸을 때 고열로 잘 가는 것은 세포의 활동 자체가 성인보다 많다(성장을 위한 세포 분열 자체가 많다)는 특성 뿐만 아니라 아직 열이 날 때 수분 배출을 충분히 할 수 있는 한선의 발달 및 사용능력, 대소변의 배출 능력, 코나 기관지 점막의 배출 능력이 성인만큼 발달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열을 내는 능력은 좋은데 열을 식히는 능력이 아직 덜 발달했다는 것이다. 이 때 위의 약물을 통해 염증 반응을 억제해 버리면 그런 능력을 발달시킬 기회 자체를 잃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는 단순히 감기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모든 종류의 자극에 대한 에너지 대사를 순조롭게 처리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반면, 성인이 감기에 걸렸을 때 체온이 많이 올라가거나 감기를 오래 앓는다는 것은 물(음기)이 부족한 것이고, 체온도 별로 안 올라가고 별로 심하게 앓지도 않으면서 기침, 비염, 컨디션 저하만 꾸준히 지속되는 것은 싸울 수 있을만한 영양(양기)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결국 수분과 영양만 해결되면 왠만한 경우 약은 필요 없고, 그 둘에 자신이 없을 때는 수액이라는 단기적인 수퍼 해결책이 있는데, 그 후에는 평소 수분과 영양을 충분히 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실천하면 된다. 음양의 균형, 그것이 다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